헤밍웨이와 나-윤원일
'모래남자'를 읽고 윤원일 작가와 책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작가가 생각했던 영역과 많이 공감되었나 보다. 생각지도 않은 책을 다시금 연이어 받게 되었으니 말이다.
'헤밍웨이와 나'도 여전히 재미가 있다. 우리네 일상의 생활을 쉬운 문체로 그려 나간다.
채워진 것 같으면서도 채워지기 어려운 우리네 삶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두드리고 두드린다. 그렇다고 딱히 답도 없다. 그냥 그렇다.
곤궁함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주인공, 주인공을 둘러 싼 마누라와 딸 그리고 사윗감, 교회, 세속화에 찌들어 버린 예수모습의 교회(서영박장로), 춤(카르멘)...
무엇 하나 주인공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못하는 갈등의 고리다.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의 경계선에서 어떻게 자기 내면을 채워갈지 고민스럽고 고민이다.
갈등의 깊이에 비해 책의 마지막이 일상이다. 쉽게 갈등의 봉합이다. 물론 서울로 돌아오면 또 다른 갈등이 이어지기야 하겠지만...
사람사는 게 어쩌면 그런 것이리라. 죽이고 싶고 다 뽀샤버리고 내팽개처버리고 싶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이한 하루를 숨쉬는 게 우리네 모습이니...
작가의 말마따나 탈출구가 없어보이는 시대역행의 퇴행적 세상은 정말 세상을 힘들고 괴롭게 만든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된다해도 설마 그렇게까지야 나가겠나 싶었는데, 이거는 정말 아니다 올시다요. 쥐, 개새끼나 할 수 있고 살아가야 하는 비정상이 콱 누른다.
허튼 모습으로 잠시 짓누르는 부정의를 잊었다가도 정신차리면 다시금 한숨과 지옥스런 우리네 현실이다.
헤밍웨이의 바다는 주인공의 바다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바다이다.
복잡하고 더러운 것들을 짐승같은 것들을 망망대해 깊은 바다속에 쳐박아 버리고 여유와 느긋함을 느끼고 싶은 우리의 바다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