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병원 가는 길

강현만 2021. 5. 12. 07:29
보드랍다. 따숩다. 둘이 걸었다. 조금 걸었는데 손에 힘이 들어간다. 보드랍고 따순 손이 의지하고 있다. 쉬자고 말해야 하는데 민폐를 걱정한다. 그렇게 10분 정도 버스정류장까지 걸었다. 코로나는 늙은 아버지를 집밖으로 나가는 걸 힘들게 했다.
치매병원에서 검사는 다행히 나쁘지 않다. 인지 검사도 작년에 비해 나빠지지 않았다. 피검사도 특이 사항은 없다. 당뇨도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나빠지지 않았다는 결과에 마음이 가볍다.
어릴 적 잡았던 아버지 손이다. 무심한 세월은 이제 의지해야 하는 손에 기운이 바뀌었다. 두 남자 걸음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사랑과 믿음이 손을 타고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