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사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에 어떤 태도를 가지는가?(김도언)
강현만
2024. 6. 12. 14:52
페북 김도언
'자본’이라는 말은 가치중립적이다. 그 말 자체에 부정적인 뜻은 없다. 하지만 ‘자본친화적’이라든가 ‘천민자본’이라는 말 속의 자본에는 부정적인 뜻이 스며 있다.
수많은 문학인과 예술가들이 자본을 비판해 왔다. 아닌 게 아니라 자본을 비판하고 그것과 거리를 두는 것은 문인들에겐 이의가 있을 수 없는 기본적인 태도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엔 교묘한 이중성이 내포되어 있다. 이미 중립적이고 관념화되어 있는 자본을 마음껏 비판하는 행위 속에 사리私利를 욕망하는 자신의 세속적 감각을 은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작가와 시인들은 실체 없는 함의로서의 ‘자본’은 비판해도 눈앞의 명백한 이익은 포기하지 못한다. 시인과 작가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라. 당신이 자본을 비판하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자본적 질서의 수혜나 이익의 포기를 실천할 수 있는가. 거의 대부분 답을 회피할 것이다.
이제 문학적 품위나 작가(시인)의 결기는 자본이나 자본주의에 대해 그가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느냐의 잣대로는 분별되지 않는다. 차라리 정직하게 사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에 대해 그가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살펴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자본에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는) 사회 운동가, 좌파 활동가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