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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身齊家治國平天下... 말의 弄奸

강현만 2009. 6. 1. 07:49

말이라는 게 참 어렵고도 우수울 때가 많습니다.

 

대학시절 어쩌다 경찰서에 잡혀가게 되면 간부정도 된다는 경찰들이

쉽게 하는 이야기가 수신제가치국평천하입니다.

 

말인즉슨, 야 니그 어린 것들이 수신이나 제대로 하냐는 것이죠.

니 할 일이나 제대로 하면서 민주주의니 뭐니 떠드냐는 것입니다.

갑자기 너 수신이나 제대로 하냐고 물으면 누구나 머뭇거리게 되고 당황스럽게 되죠.

그 상황에서 경찰들이 수신도 못하는 것들이 뭐 까부냐는 거죠.

 

그런데 이 말이 사실은 대단히 웃기는 말이죠.

근본취지부터도 싹수가 노랗지만 이 말이 가지는 배경까지 이야기하면 너무 복잡해지니까 각설허고

통상의 상식선에서 무난하게 보면 자기 몸 닦고 수양 잘하라는 말이니 나쁠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말이 지배자(통치,억압)들이나 그에 부합하는 자들이 내뱉게 되면

한마디로 지그들 말고는 아무도 까불지 말고 수신이나 똑바로 하고 떠들든 나대던 하라는 소리가 됩니다.

 

문제는 그 놈의 수신이 가지는 기준이 뭐냐는 거죠.

기준이 빤스 고무줄처럼 갖다 붙이기 나름이어서 지그들 편한 잣대를 대서

마음대로 욕보이고 다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입에 달고 다니던 경찰이나 당시 독재자들은 그러면 제대로

수신을 해서 제가치국평천하를 했던가요. 전혀 아니지요. 수신은 무슨 수신입니까?

온통 더럽고 썩은 냄새에 살인귀 기운이 진동하는 자들이었죠.

 

지 한 몸 살겠다고 온갖 아부와 굴종, 부정부패와 비리, 총칼독재와 고문으로 얼룩진 자들이

얼굴에 양의 탈만 걸친채 터무니 없는 소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읊조리며

살아 있는 정의와 민주, 평등평화, 인권의 목소리를 잠재우려 했던 얄팍한 말의 농간을

부렸던 겁니다.

 

이러한 말의 농간과 장난을 통해서 민중의 올바른 정신을 갉아 먹고 혼미하게 하는

일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문제는 이런 말의 농간이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는 겁니다.

 

 

일상에서 대표적으로 우리들을 현혹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꼴이 어줍잖은 양비론, 양시론이죠.

명백하게 옳고 그름이 있고, 책임질 것에 선후가 있고, 무거움과 가벼움이 있는데도

이 모든 것들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처럼 두리뭉실하게 뭉뚱그려 버리는 마술이 이루어지게 되죠.

 

작금에 이명박정권이 '개혁'을 밥먹듯이 이야기하고, 모든 언론에서는 그대로 '개혁'이라는 말을

받아 나열합니다. 이게 '개혁'이 아닌 '수구회귀'인데도 '개혁'이라는 말로 포장됩니다.

종부세를 폐지하는 게 개혁입니까? 전세계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높이고 있는데 이명박정권에서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감세를 추진합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말 장난입니까?

 

박정희, 전두환 등 군사독재자들도 입만 열면 '민주주의'를 이야기 합니다. 언론과 교육기관은

아무런 토을 달지 않고 똑같이 '민주주의'를 논합니다. 박정희, 전두환 등 군사독재자들이

민주주의의 화신입니다.

국민들은 온통 포장된 교육과 언론으로 인해서 올바른 인식을 가질 기회조차 상실된 것입니다.

 

의사가 칼을 이야기 하는 것과 살인마가 칼을 이야기 하는 것이 하늘과 땅처럼 다른 것인데도

우리네 사회에서는 이게 도대체 의사의 칼인지 살인마의 칼인지 구분이 애매모호하게 만드는

요술램프가 작동합니다.

 

 

물가 상승(국제유가, 달러 하락), 공공요금인상, 환율폭등, 주가하락, 실물경제급감, 최저임금 삭감, 노동조합탄압, 영리병원도입, 건강보험파탄초래, 민생경제 파탄, 남북관계 폭풍전야, 전쟁위기 고조, 촛불강제진압, 무차별 폭력진압, 미네르바 구속, 인터넷관리감독, YTN MBC 등 언론사탄압 및 충복앉히기, 정치보복, 분향소조차 깽판, 대운하말바꿔치기, 30개월쇠고기 수입, 미국에 무조건적 굴종, 일본이익 앞장서 보존, 전국민영어몰입교육, 국제중, 자사고 등으로 교육황폐화, 부자들만을 위한 종부세폐지완화, 감세, 진정성은 찾을수 없는 립서비스의 달인, 재산 사회환원 수차례 발표하고도 끝내 사기로 마무리하는 놀라운 거짓말의 달인

 

 

민주주의를 파탄내고 평화와 인권을 짓밟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법과 원칙'과는 담을 쌓고 지내면서도

이명박정부, 딴나라당, 검찰, 경찰들은

지금도 입만 열면 '법과 원칙'을 주저리주저리 읊어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