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108

저녁-송기원(실천문학사)

바람이 나에게 전하는 말 크게크게 입을 벌려 64년을 배 터지도록 마시고도 모자라 두 팔을 허우적이며 아직도 뻥, 터진 풍선을 움켜잡는군 송기원 시집 『저녁』에 대한 책거리다. 수유 알라딘에서 손에 들렸다. 손에 잡히는 대로 몇 편씩 읽다 보니 가방에 꽤 오래 있었다. 송기원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민주화운동에서 체험되었으리라. 인문학 모임(독서) 금빛수다>에서 언젠가 『단 한번 보지 못한 내 꽃들』 시집에 대해 수다를 한 적이 있었다. 1980년 백남기(우리가 아는 농민)의 요청으로 전두환 화형식 시위에 참여했다. 송기원은 네 번의 옥살이를 하였다. 둘째 딸이 백혈병에 걸리자 강단에서 내려와 딸을 보살폈다. 그러나 딸은 세상을 떠났다. 아프고 서럽다. 시인의 일상이 어떠했을지 심히 가..

책 독서 2025.05.22

황야문학 출판기념회

초대시, 시집 출간의 인사를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젊은 작가들의 참여가 좀 더 많았으면 싶다. 황야문학 출판기념회 관련해 박정근 발행인이 페북에 쓴 글이다. "황야문학 32호가 이제야 출간되었다. 한달간의 해외 여행과 귀국후 연극공연이 작업을 지체하게 했다. 다만 회원들의 협력과 참여가 출간을 가능하게 했다. 가을호부터는 제대로 나오도록 일정을 앞당기려고 한다. 혹자는 왜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느냐고 반문한다. 필자는 삭막한 세상에 인간 냄새나는 작은 일일뿐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의 위기 시대에 전혀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알아주지도 않는다. 이일은 나의 숙명일뿐이다."

책 독서 2024.08.30

금빛수다 - 노인과 바다(김쾌대 작가)

금빛수다 – 2024. 1. 28. 세상을 여는 창 노인과 바다 – 김쾌대 작가의 발제로 진행하였다. # 들어가며 “산에 오를 때는 정상밖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산에서 내려오면서 작은 풀꽃이 보였습니다.” 2021년 통계 한 권 이상의 책을 읽은 성인은 46.9%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보는 책, 읽어주는 책 등 책의 모양도 다양해진 세상이다. 폰에 빠져 지내는 일상이다. 정보 홍수의 시대다. 그래도 일 년에 한두 권은 종이로 된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산에 오르거나 내려오거나 어떤 마음, 자세와 태도에 따라 느끼고 다가오는 모양은 천차만별이라 할 것이다. 여유와 즐거움을 가지고 오르내리면 산은 자연으로 인간으로 기쁨과 편안함, 행복으로 하나가 될 것이다. 돈과 권력, 명예 등 탐욕에 찌든..

책 독서 2024.01.30

죽을 권리

책이 왔다. 책을 샀다. 우연히 눈에 크게 들었다. 죽을 권리는 인간이 누리고 가지는 최고의 권리다. 존엄사, 안락사 어떤 이름이든 죽을 권리를 보장하고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 15년, 20년 정도 남았을까. 지금도 적게 산 것은 아니다. 아직은 혼자 일상을 보내는데 어려움이 크지 않다. 적당한 때가 되면 죽을 자리를 가질뿐이다. 책을 읽고나면 어떤 생각을 보태게 될지 알 수 없다. 60세 환갑을 지나면 죽을 권리가 보장되면 좋겠다. 다들 100세 시대라 노래를 부르니 민망하기는 하다. 죽을 권리를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회를 기대한다.

책 독서 2023.12.13

세 여자 - 조선희

주세죽, 허정숙, 고명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꼬뮤니스트로 살다 죽어간 조선희의 소설 '세 여자'를 읽었다. 두 권으로 된 소설이다. 세 여자를 비롯해 나오는 인물은 모두 역사적 실재 인물이다. 박헌영, 임원근, 김단야, 여운형, 허헌, 김일성 등, 역사적 사건도 그대로 인용했다. 세 여자가 공산주의자가 된 것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시대적 방편이었다. 세상을 평등과 해방으로 바꿔내는 일은 일제의 고문과 폭압에 죽음을 각오하는 일이었다. 세 여자의 사랑과 사상, 시대의 사슬에 맞닥뜨린 운명의 질곡은 아프고 안타깝고 슬프고 고통스럽다. 행복이라는 말조차 잃어버리거나 사치스런 그 무엇의 시대를 온 몸으로 받아낸 세 여자의 삶과 운명은 일제강점기와 해방공간, 한국전쟁, 분단의 역사이다. 새삼 세 여자의 삶에 숙연..

책 독서 2022.06.03

피천득 시집(범우문고)

피천득 시집(범우문고) 피천득(1910~2007). 서울출생. 1940년 중국 상하이 후장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그 이후 서울대에서 교수를 했다. 1930년 신동아 ‘서정소곡’ 발표로 작품 활동을 했다. 피천득 하면 잘 모르지만 수필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피천득의 시는 서정적이다. 그 서정성이 작고 적고 소소하고 일상의 소박함이 묻어난다. 시는 읽으면 이해할 수 있고 짧고 간결하며 부담이 없다. 시대의 고뇌나 사회의 질곡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신기하다는 생각, 대단하다는 생각,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삶이 일상의 작은 기쁨과 슬픔, 소소한 웃음과 신기한 것으로만 채워지고 담겨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의 절벽을 절벽치고 교수라는 삶이 주는 무난한 생애가 시와 수필에서 나타난 모습은..

책 독서 2022.05.10

이육사 시집(범우문고)

이육사 시집(범우문고) 이상(1910년생, 본명 김해경))은 서울출생이다. 이상화(1901년생)는 대구출생이다. 이육사(1904년생)는 안동출생이다. 이상은 일본에서 1937년 사상불온혐의로 구속되었다가 풀려나 건강악화로 동경대학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이상화는 1943년 위암으로 사망하였다. 이육사는 1944년 일제의 베이징 감옥에서 사망하였다. 셋은 일제 강점기를 살았다. 셋은 해방되기 전에 죽음을 맞았다. 이상은 오감도, 소설 날개로 많이 알고 있다. 이상화는 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의 침실로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육사는 시 광야, 청포도, 꽃, 절정 등으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육사 시집(범우문고)은 시와 산문이 반반 분량이다. 이육사는 다른 이들에게 비해 늦게 시를 쓰고 발표했다...

책 독서 2022.04.30

정지용 시집(범우문고)

정지용 시집(범우문고) 정지용 시집(범우문고)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간에 내가 읽은 시집이 몇 권이나 될까? 부러 집에 있는 시집을 세어봤다. 40권이 못 됐다. 어릴 적에 읽은 시집이 있는지 없는지 기억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 있는 눈에 들어온 시집이 내가 읽은 시집이 될 것이다. 하기야 시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지도 10년이 안 된다. 그간에 이런 정도라도 시집을 읽었다면 시집을 많이 읽은 걸까 아니면 적게 읽은 걸까? 얼마나 읽으면 시에 대해 좀 편하게 호흡하며 느낄 수 있는 걸까. 정지용 시집을 읽으면서 여전히 시인의 시를 쫓아가기 급급하고 있다. 시가 쉽사리 읽히지 않는다. 시를 느끼기 보다는 그냥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역꾸역 한 장을 넘겼다. 마음 한 편에는 그런 자신에 ..

책 독서 2022.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