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김수석...

강현만 2009. 8. 26. 20:06

오늘은 왠지 수석이 생각이 났다.

불쌍하고 안타까운 녀석, 수석이는 내가 안양에 시민종합법률사무소에서 상담 일을 하고 있을 때

99년 가을녁엔가 법률사무소에 취직해 들어 왔다.

 

74년인가 75년생으로 고등학교까지만 학교를 다닌 상태였는데...

이 놈아가 생긴 것도 준수하고, 다방면에 재주가 많았다. 특히나 기타치며 노래부르는 것은

아마추어 가수 수준이었다.

 

재주도 많고, 나름 리더쉽에 성공하고픈 욕망도 강했다.

그런 수석이를 친구 여동생이 좋아 했다. 친구는 서울대를 다니고 그 여동생도 대학생이었는데...

수석이는 고등학교까지 학력이었으니 나름 스스로는 비교도 되고 어려웠을 거다.

 

내 생각에는 그냥 시민종합법률사무소에 길게 다니면서 무얼 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2001년도에 회사를 그만두고 2년 동안 사법고시를 준비한다고

여자친구와 살림을 꾸리면서 도전을 했었던 것 같다.

 

똑똑하고 욕망 많았던 게 삶을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사법고시라는게 어디 그리 만만한 시험이던가!

2년 세월도 지나고 돈도 떨어지니

살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생활전선에 다시금 뛰어들지 않을 수 없었으리...

 

뭔가 보여주고 싶었으나 그도 쉽지 않았던지

우울증같은 정신질환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3년전인가 어느 날 그 날도 병원에 엄마랑 간다고 하다가 갑자기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죽고 말았단다.

 

이 놈을 문상가서 멀쩡한 사진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참 꾸밈없고 밝고 착했던 놈아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끙끙대다가 정신적 한계를 부닥뜨리고

그도 아니다 싶어 죽을 결심으로 뛰어내렸을 때 이 놈아에게 얼마나 많은 회한과 착잡함이

많이도 괴롭혔을까 생각하니 너무도 안타깝고 아펐다.

 

큰형님 큰형님하면서 지 나름 멋스럽게 인생을 살고자 했던 수석이...

노래방에 가면 그 멋진 노래로 우리를 기쁘게 했던 수석이...

 

그랬던 수석이가 30대 초반의 나이에 머리도 많이 빠지고 그렇게 죽은 걸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저리다.

홀어머니 밑에서 혼자서 얼마나 끙끙대고 앓고 했을까 생각하면 왜 그리도 욕심과 욕구가

컸는지 안타깝다.

같이 자주 만났었다면 그래도 조금 도움이라도 주었을텐데...

 

지금도 온갖 멋진 폼잡으며 환하게 웃는 수석이가 죽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