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가 늦어 졌다. 자꾸 깜빡깜빡 한다.
뭔가를 계획하고 생각했다가도 술이 문제인지 나이가 문제인지 곧잘 잊어 버리곤 한다.
이제는 읽은지가(3주 정도) 제법 되어서 책 내용도 생각이 나질 않는다.
북부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 만난 이철우선생이 이 책의 17번째 이야기(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잘 사는 건 아니다)에
대해 장하준의 데이타가 잘못된 지점이 있어서 블로그에 글을 썼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하니 나도 이철우선생의 글도 읽어 보고 '23가지'에 대한 독후감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시간을 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읽을 때에 비해서 쾌감이나 신선도는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좋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자유시장주의자들이 말하는 경제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반동적인지 구체적 실사와 데이타를 통해서 들이밀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서 신자유주의의 근거지로부터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여전히 신자유주의 망령으로부터 벗어나기 위안 노력이나 혜안을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장하준의 책이 시원스레 다가오는 이유도 크리라.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 경제시민(장하준 표현)으로서 권리 행사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어야 하고, 그 전제로써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논거가 가슴에 선다. 이런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정부를 이어서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신자유주의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대단히 크고 그 속에서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들이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성이 선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도 글로벌이 정의이고, FTA가 아니면 대한민국이 주저앉을 것처럼 이데올로기화되고 있는 현실이며, 그 속에서 재벌부자는 더 큰 부자로 노동자, 농민, 자영업자는 막장으로 내몰리는 사회양극화의 진행형이다. '더 나은 자본주의' 부제를 달고 있는 장하준의 책 전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이야기는 충분한 공감을 갖게 한다.
'23가지'의 마지막 23번째 이야기는 '좋은 경제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그들은(나쁜 사마리아인들) 좋은 경제정책을 세울려면 좋은 경제학자가 있어야만 하고 그 경제학자는 자유시장주의자여야 하는 것으로 포장한다. 그러나 실제 '기적'의 경제를 일으켜 세웠다고 이야기되는 일본(법대출신), 타이완(공학, 과학출신), 한국(법대출신), 싱가포르, 홍콩, 중국(공학, 과학) 등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경제성장은 좋은 경제학자들의 몫이 아니었다.
역사상 가장 재기 넘치는 경제학자 였다는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을 먹여 살리는 수단으로는 무척 유용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에 대해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런던경제대학을 방문해서 "왜 아무도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지요?"라고 물었다. 경제전문가들...(????)
전문가이면 무언가 있을 것 같고, 성공을 전제하는 것 같지만 실제 많은 경우는 어떤 입장과 관점을 갖는가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교육(대학)이 생산성을 높인다는 착각을 갖듯이 경제전문가가 좋은 경제를 할 것이라는 착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는 장하준의 말처럼...
좋은 경제도 좋은 계급계층적 관점과 입장을 갖어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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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선생의 대학진학률에 관한 데이타의 지적이 맞다면 이는 장하준이 바로 잡는 게 맞다.
교육과 생산성에 대한 이철우선생의 지적대로 일정하게 높은 생산성을 이루어내기 위해 고도의 전문성과 복잡성이 요구되는 부분은 그에 맞게 교육(대학교육이든 부문교육이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국가 차원이나 지구적 차원에서 꼭 교육(대학)이 전제되어야만 높은 생산성을 이룩할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크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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