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길에 / 강현만
죽을 뚱 살 뚱
다가선 천왕봉 길에
묘한 표정으로 길목을 차지한 나무 부처는 뭐라 하는가?
춤 추는 것 같기도 하고 노 젓는 것 같기도 하고 엉기적 거리는 복잡한 모양으로 산신령인가?
어설픈 수호신 모양으로 어설프게 이목구비하고 말을 건다.
뭘 찾아 뭘 하겠다고 천왕봉에 왔는감...
그냥 왔노라
누군가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는다 하듯이... 빙긋이 왔다고
사방천지에 맺힌 한이
뻥 뚫어지는 역사 가운데
살아 목숨 댕강 거릴 때 느끼고 싶다고
죽을 뚱 살 뚱
썩어 문드러질 육신이
온전히 하나되어 승천하길
원하고 원했다.
출처 : 고창초등학교64회좋은친구들
글쓴이 : 강현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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