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스크랩] 생존자들의 침묵, 그들은 전우가 아닌가?

강현만 2010. 4. 3. 21:47

생존자들의 침묵, 그들은 전우가 아닌가?
출처:서푸라이즈('마케터의 아이디어 Lab' / 마케터)

"군이 거짓말하고 있다." 전직 부사관의 고백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전역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홍웅(26) 씨가 작심한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천안함이 침몰한 뒤 이틀 만인 지난달 28일 실종된 동료와 선후배들을 찾기 위해 사고 해역에 잠수했던 전직 해군 하사 홍씨는 1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첫마디부터 군 당국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충분한 준비와 장비 없이 악조건 속에 사람만 투입하는 건 더 많은 희생자를 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영결식이 진행된 고(故) 한주호 준위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홍씨는 "정부가 늑장대응이라는 비난 여론을 신경 쓴 탓에 무리하게 입수시킨 것 같다"며 "당시 바다 상태는 (한 준위가)오전과 오후 두 차례나 입수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씨는 2함대 사령부에서 4년 동안 복무한 뒤 지난달 2일 전역했다. 그는 "그때 전역하지 않았다면 천안함에 나도 승선했을 것"이라며 몸서리를 쳤다.

그러면서 "군이 자꾸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사고 해역에 간 것은 동료와 선후배를 구하기 위한 이유가 컸지만 (군이)의혹을 키우고 있어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후략) 


출처 :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434865

천안함 침몰사태가 일주일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간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되었지만, 정부와 군은 뭐 하나 속시원히 국민과 유가족에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이것이 대한민국 수준을 가늠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 정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가 이 수준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천안함 침몰의 상황은 대단히 복잡한 것처럼 보입니다. 피격설, 수중 폭발설부터 아군 오발설, 피로파괴설, 암초설 등등 이제까지 나온 의혹만 해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리고 하나하나 과학적 증명을 하자면 대단히 오랜 시간이 걸릴법한 이야기들입니다. 따라서 어쩌면 아주 장기간 원인 규명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천안함 침몰 사건은 사건 자체의 구조적인 의미로 보자면 아주 단순한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함정을 지휘했던 함장을 비롯한 지휘부 전원이 구조되어 생환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있는 그대로 자세하게 설명해줄 사람이 무려 50여 명이 (그것도 지휘부로) 지금 우리 앞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와 군은 이들을 격리시키고 이들의 입에서 어떤 정보도 나오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실종자 가족대표가 이들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듣게 하지도 못하게 합니다. 구조된 함장이 어설픈 방어논리로 몇 분 이야기 한 게 끝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깊은 침묵으로 일관,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실종자 46명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그 존재마저 잊혀지려고 하고 있습니다. 만일 누구나 실종자 가족이 된다면 이 상황을 두고 뭐라고 하겠습니까.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다는 것이 저주스럽다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듯싶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은 한탄하고 있습니다. 고작 대한민국이 이 정도였는가 라는 것을 되뇌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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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장병들과 실종된 장병들은 전우입니다. 전우가 무엇인가요?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것이 전우입니다. 그런데 동일한 사고에 절반은 목숨을 건졌고 나머지 절반은 생사를 모릅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전우애가 있다면 지금 이럴 수는 없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저도 장교생활을 해봤지만, 군인의 전우애는 남달라야 한다고 배웠고 그리고 그렇게 가르쳤습니다. 사실 그리고 군인들은 고된 훈련과 작전 가운데 저절로 전우애가 싹틉니다. 저는 공군을 나왔지만, 공군도 항공기 사고를 통해 인사사고가 납니다. 남편과 자식을 잃은 유가족이 발생하면 같은 부대 장병들은 같은 가족의 입장에서 이들을 위로하고 한마음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국가에 목숨을 맡겼다는 사명감이 그런 마음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천안함 사건 같은 경우는 제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가 안 갑니다. 같은 함정에서 사고가 나서 절반이 생사를 모르는데 구조된 절반이 어떻게 저렇게 완벽하게 침묵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그들이 희생했기에 나머지 절반이 구조된 것입니다. 군인이기에 인간이기에 기본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을 침묵시키는 모종의 힘이 있기에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굴복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는 판단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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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생존자들의 침묵이 길게 이어진다면 이번 천안함 사태는 대한민국 국군역사에 최악의 사태로 기록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제 누구도 장병들에게 적진을 돌파하라고 명령하기 어렵습니다. 나 살자고 전우를 죽이는 일이 정당한 일이라고 합리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현 정권의 책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군 최고 지휘관들은 오늘의 사태가 어떻게 역사에 기록될지 각오해야 합니다. 결국, 대한민국은 이런 군인정신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얼마나 돈을 처들여 초호화무기를 구입하던지 아군과 아군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다 공염불이라는 걸 알아야 할 것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 막돼먹은 개념이 결국 최후의 보루라는 군인정신까지 파고든 것에 대해 한때 장교생활 했던 사람으로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 정부와 언론 그리고 대한민국 오피니언들 당신들이 원하는 선진 대한민국이 고작 이런 것이었다니 이제 줄창 만족하십니까…?

오늘도 하루하루, 인간이 겪을 최고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합니다. 생사를 함께 하자던 전우들이 그들을 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이 그들을 차가운 바닷속에 버렸습니다. 절대로 이들을 용서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진실은 반드시 밝혀내야 합니다.

 

(cL) 마케터


출처 : http://grands.egloos.com/2566930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8063

출처 :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 찾기
글쓴이 : 성깔 짱 원글보기
메모 : 46명의 목숨을 놓고도 이해타산과 거짓말로 사태를 모면하려는 한나라당식 역겨움에 분노를 넘어 인간으로서 자괴감을 갖게 만든다. 왜 저들은 저렇게 살아갈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