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리에서 일주일이다.
계약하고 집 정리정돈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쓸게 없으니 바닥을 세번씩은 닦는다. 벽이며 천장도 걸레로 열심히 닦았다.
집 앞뒤로 풀 뽑고 대나무 등 훤하게 치웠다. 하는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은 잘간다. 언뜻 시간을 확인하며 자정이 가깝다.
새벽이면 니 그만 일어나라고 난리다. 온통 새들의 울음소리가 크다. 잠을 잘수가 없다. 시간은 5시가 넘어서고 있는데... 서울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장면이다.
시끄럽달까 반갑달까 조금은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풀도 뽑고 밥도 하고 집안 잔일이다.
금욜 가는 일정이었는데 갑자기 마누라, 아이들이 보고파지니 기다릴수없다.
서울로 버스는 달린다. 가게부터 일손이다.
금욜은 초교동창모임, 토욜은 엄니 생신으로 시간을 보내고, 토욜저녁에는 병선이와 윤오를 만나 근황과 지역소식을 접했다.
버스 차창으로 빗물이 올챙이처럼 꼬리를 늘어 뜨리며 사선으로 미끄러저 내린다. 아이들로 들뜬 기분이 가라 앉고 못내 아프다. 부부란 뭘까? 왜! 부부란 이름으로 힘들고 아파해야 하는지 답답할 일이다.
배우자가 가는데 간다고 말하지 못하고 잘가냐고 돌아보지 않는 그 냉랭함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비가 많이 왔다는 고창천은 물이 많이 빠졌다. 그 길을 따라 걷는 게 좋았다. 빠른 듯 힘있게 흐르는 물길에 어렸을 적 죽을수도 있는데 어쩜 그렇게 수영을 할 수 있었는지 하는데 생각이 미치니 참 대단하고 아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방장산에 구름이 담궈있다. 빠르게 흐르는 구름 중에도 산은 선명하게 구름을 머금어 지나가는 사람의 발을 붙들어 매게 한다.
집이다. 푸근하고 기분이 좋다. 저녁도 씻고 잔일도 손이 간다. 찌개에 막 한 숟가락 풀려는데 동네 선배님 전화다. 마을회관 예약없는 술자리다. 부르면 달린다. 먹다보니 부족함을 주문으로 채우고, 짧은 시간에 벌써 각 소주 2병씩이다.
바둑도 두고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이쿵저쿵 얘기에 시간이 대나뭇잎 소리에 휘감겨 먹었다.
동네에서 즐건 시간에도 맘 한 켠은 자꾸 시리다...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고창에서 새역사... (0) | 2013.10.06 |
---|---|
[스크랩] 고창군민이다. ㅋ (0) | 2013.10.02 |
[스크랩] 신재효선생으로 빛나는 고창 (0) | 2013.10.02 |
[스크랩] 노동저수지 (0) | 2013.10.01 |
[스크랩] 모양성 (0) | 2013.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