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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태양속의 사람들 - 가싼 카나파니

강현만 2014. 3. 25. 09:36

태양속의 사람들 - 가싼 카나파니

 

가싼 카나파니 우리네 역사로 치면 상해임시정부에 해당하는 팔레스티나 인민해방전선의 대변인이자 인민해방전선의 주간지인 알하다프의 편집인이다. 36년에 태어나서 72년 37살의 나이에 이스라엘 공작원에 의해 차량폭발로 사망했다.

 

내가 성명서 쓰듯이 하는 소설창작공부의 한 장면으로 가싼 카나파니의 소설이 쓰여졌다면 소설로서 보편성을 갖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고 아랍문학을 한단계 높이는데 기여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나파니의 소설에서 내용 대부분은 팔레스티나가 처한 환경과 조건으로부터 영감되어지고 나타나고 있다.

 

다른 단편들도 그렇지만 태양속의 사람들, 하이파에 돌아와서는 식민지 민중의 삶과 죽음, 비극을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식민지, 독재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명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것인가? 얼마나 하찮은 것으로 내몰릴 수 있는가? 하는 그림을 태양속의 사람들 세사람의 죽음에서 읽혀 지고 있다. 속된 말로 산 것이 산 것이라 말할 수 없는 인권의 극한에 놓여 있다. 20년 만에 만난 부모와 자식이 뼈저린 회한과 비극으로 얼룩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일제식민지를 겪은 우리네 역사도 그렇다. 위안부할머니, 미국언론매채들에서 증언은 얼마나 잔인한가? 열서너살 어린 소녀를 끌고가서 하룻저녁이면 수백명의 일본군을 상대하게 만들고 그것도 모자라 못이 박혀있는 칠성판을 구르게 하고 단칼로 목을 베어 죽이는 전과정을 그 소녀들로 하여금 보게 만들고 거부하면 칠성판을 굴러서 너덜너덜하게 만든 육신을 또 그렇게 죽였다. 미군이 윤금이누이의 자궁에 우산과 병을 박아 살해하듯이 일제는 수시로 그렇게 우리네 누이들을 죽였다. 그 어린 이팔청춘 유관순누이도 가슴을 잘라내는 모진 고문 속에 죽었다. 숱하게 많은 독립군과 일반양민들이 일제의 잔인한 죽임노리개로 이유없이 죽어 갔다.

 

독재시대 고문기술자들에게 고문받으면서 느끼는 절망감은 그 고문기술자들이 그렇게 전기, 물 고문 등 모진 고문을 하고서 태연하게 마누라와 아이들에게 다정한 남편과 아빠의 모습으로 통화하는 모습이라 하지 않던가? 그 장면은 일제가 생체실험으로, 일본도로 목을 쳐 죽이면서 웃고 떠드는 것과 흡사하다.

'죽음에서 중요한 일은 이유를 아는 것이다. 민중을 구제하고 함께 하는 것은 삶에 대한 애착의 최대 표현이다.' 카니파니의 죽음이 갖는 의미다.

시대를 거역하고 민중을 죽이는 바탕 위에 그 어떤 작가도 설 수 없다. 그러한 작가에게 있어서 시, 소설 문학은 시대와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며, 위선과 거짓, 사기일 뿐이다. 시대를 왜곡하고 민중의 피와 죽음 위에 쌓이고 높여진, 일신의 영달과 영화를 노래하는 작가의 작품에서 어떻게 인류보편의 형제애를 느낄 수 있겠는가?

 

37살 젊은 나이에 차량폭파로 살해된 가싼 카나파니의 작품이 아름답고 영혼을 울릴 수 있는 것은 시대와 민중의 정신을 오롯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끝>

출처 : 고창초등학교64회좋은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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