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 성석제
배기량 육천시시 자동차 한 대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다. 추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5초. 차 속에는 그와 청바지만 입는 여자가 있다. 그는 시골동네 깡패두목이다. 중학교 퇴학을 당했고, 15세에 집을 나가서 건달패들의 밑바닥부터 성장했다.
칼을 주로 쓰는 그는 건달패 형님들에게 충성을 다해서 시골동네 깡패두목으로서 기회를 갖게 되었다. 시골동네 두목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히기 위해서는 어렸을 적에 존경하던 깡패, 마사오를 제거해야 했다. 그가 운영하는 술집으로 마사오를 유인해서 마사오를 제거한다.
술집도 바쁘고 회사도 바쁘고 창고도 바쁘고 모든 일에 바쁘던 때에 소문이 난다. 마사오를 비겁하게 헤치웠다는 소문이다. 그에게는 위기였고, 소문의 진원지 청카바를 찾아 나섰다. 청카바 애인인 청바지랑 찾아 나섰다. 청카바를.
청카바 집에서 만난 청카바는 마사오였다. 등에 식은 땀이 났다. 생애 최초로 등을 보였다. 굽은 길이었다. 과속을 했다. 차가 미끄러져 추락하고 있다. 그 추락하는 4.5초에 그는 어렸을 적부터 추락하기까지 삶의 이력을 드러내고 있다.
읽어 가는 과정은 재미가 났다. 끝나는 곳에선 허망했다. 물리적 시간 4.5초에 소설은 그의 삶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소설이다, 4.5초는. 무얼까 싶기도 하고, 나는 똑같이 '내인생의 마지막 4.5초' 쓴다면 무얼 어떻게 쓰게 될까? 하는 생각에 한참 뒤가 보였다.
성석제
- 1960 경북 상주 출생
- 1986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시로 등단
- 1994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면서 소설 쓰기 시작
- 「새가 되었네」「재미나는 인생 」「호랑이를 봤다 」「왕을 찾아서」 등 다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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