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이 떨어졌다.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추진위) 1차 경선에서 곽노현이 떨어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본 선거는 몰라도 1차 경선은 무사히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곽노현 이름은 서울시민에게 많이 알려져 있었고, 여론조사도 가장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1인 2표 투표방식으로 곽노현이 떨어졌다고 한탄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약간의 영향은 끼쳤을지 몰라도 투표방식을 문제 삼는 엉뚱한 진단은 또 다른 어리석음을 반복할 수 있다. 곽노현은 사실상 본선에 나갈 수 없었다. 민주당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진영으로 극단화된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에서 국회 제1당 민주당의 거부는 치명타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민주당으로서는 ‘사후매수죄’의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곽노현은 그간에 ‘촛불행동’ 등 친 민주당 노선에 전혀 소홀하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곽노현을 포용할 수 없었다. 2년 후 지방선거 그리고 대선 등 여러 가지 정치 일정에 비춰볼 때 곽노현은 민주당에 부담스러웠고 마이너스로 판단되었다.
곽노현은 1차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했다. 승복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을 것이다. 승복에 따른 곽노현의 언사에서 윤석열 정권의 교육정책 탄핵, 정치검찰 탄핵, 몸통 그 자체 탄핵이라는 '3중 탄핵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멍들고 부패한 한국 사회의 진영 간 대립에 대한 문제의식은 찾기 어려웠다.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학교 교장 등 1차 경선을 통과한 세 사람에 대해 여론조사(24-25일) 합계로 최종 민주진보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
누가 교육감 후보가 되고, 교육감으로 선출되든, 지난 시기 민주진보교육감 교육 체제에 대해 진지하고 심각한 평가가 필요하다. 십수 년간 민주진보교육감 체제에 교육받았다고 하는 20~30대들은 왜 지난 선거 과정에서 석열이에 대한 지지가 높았는가? 학벌 철폐에 대한 문제의식과 교육개혁 등 사회개혁보다는 능력주의, 경쟁체제를 수용하는 세대가 되었는지에 대해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짧은 교육 체제에서 한국 사회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제발 교육 운동 진영이나마 직접민주주의에 화답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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