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유진이 글쓰기

강현만 2006. 6. 10. 00:45

우리 예쁜 유진이가 이러저러하게 써 놓은 글들이

방안에 뒹굴고 있네요.

약간의 그림도 섞여 있는데 아빠의 마음은 그냥 좋습니다.

 

- 무 -

 

가을볕 따가운 아래

머리에 초록색 물을 들인  무들이

얼굴은 땅속 아래에서

튼튼하게 자라난다.

흰 수건을 덮어 쓴 아주머니들께서는

무 하나 하나 조심스레

무를 뽑으시고는

싱싱하고 예쁘게 자란

무를 보며

환한 미소를 보이신다.

 

- 빗방울의 손 -

 

바닥을 스치는

소리만

들어보아도 나는 알지

 

빗방울 방울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아도

손 한개씩은 가지고 있다.

 

착착착 톡톡톡 툭툭툭

우둑우둑 .......

손 터는 소리

 

드디어 증거를 찾았다!

 

화분 잎파리 마다

이슬이 잔뜩 맺혔다.

비온 지난 밤사이

화분에 있는 잎파리를

다 스치고 물을 주며

돌아다녀서

 

맨손으로 스치고

돌아다녀서

 

- 교통안전 -

 

교통안전을

위해서

교통 규칙을 지켜요.

 

친구 집 가는 길

학교 오가는 길

즐겁고 안전할 수 있게

교통규칙을 지켜요.

 

무단횡단 하지말고

멀더라도 횡단보도로

건너가요.

 

친구랑 손 마주잡고

즐겁게 길을 갈 수 있게

우리는

교통 규칙을 지켜요.

 

언제난 안전하고

즐거운 길

우리가 만들어요.

 

 

- 정자나무 -

 

숲 한가운데 가만히 서 있는 정자나무

더운 여름 시원한 그늘을 커다랗게 만들어내고

우리들에게 자기 아래에 와서 쉬라고

손짓하는 정자나무

 

푸른 풀 숲에서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며 그 큰 덩치처럼 우리에게

베푸는 정자나무는 언제나 우리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준다.

 

 

딸 아이가 뭔가를 이렇게나마 자꾸 적어내려간다는 게 너무도 이쁘다.

아빠가 힘이 조금은 없어 보일 때 아이는 그 자체로 큰 힘이 되어 울렁거린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이렇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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