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 김혜자

강현만 2009. 7. 16. 16:44

 

 

가인님이 추천한 책인데, 저에게는 한비야 책의 연장에서 자연스레 더욱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김혜자라는 한 인간의 자기고백같은 느낌이 애절하게 묻어 난다.

 

너무도 끔찍하고 잔인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죽음과 고문 등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인간이 이렇게 잔인하고 죽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은 책을 읽어야 할 듯...)

평범한 배우에서 전세계 고통받는 아이들,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배우가 된 김혜자는

끊임없이 묻고 묻는다.

 

"신은 왜 이들을 이토록 버리고 죽게 하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제기되는 물음에 답은 없어 보인다. 목사나 가능할까?

"이 모두가 하느님의 뜻입니다. 그분의 뜻을 인간인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김혜자는 생각한다. '목사님은 참 좋겠다. 그렇게 간단히 이해할 수 있으니까.'

 

지구 곳곳에서 우리와 같이 똑같은 사람으로 태어났건만

사람으로서 혜택이나 대우를 생각하기도 전에 굶주림과 가난, 병과 죽음으로 몰리는 생명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해서는 안된다.

종교전쟁, 민족전쟁, 석유전쟁 등 어떤 이름으로 전개되는 전쟁이든 전쟁은 '악의 축'이다.  

전쟁의 이면은 결국 지배권력(기득권자)의 부정과 부패, 욕심과 배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데도

다수의 힘없는 인민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죽음에 처하게 된다.

 

김혜자는 세상의 불공평과 괴이함을 아프게 읆조린다.

 

- 우리가 나눠 갖기만 한다면 아직 지구상에는 모든 인류가 먹을 수 있는 충분한 양식, 쓸 수 있는

충분한 돈,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의약품이 있습니다. 한쪽은 너무 배가 부르고, 한쪽은 손을 떨며

배가 고파 죽어 갑니다.

- 미국에서는 3천만 명이 비만으로 시달리고 있으며, 동시에 3천3백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서 지출되는 애완동물 사료비만 합쳐도 전세계 가난한 나라들의 기본 의료비를

대고도 남는다는 통계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세계 최고 부자 세 명의 재산은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에 사는

8억 명의 연간 소득보다 많습니다.

- 입 하나를 덜기 위해 독초를 먹여 갓난아기를 죽여야만 하는 엄마들을 언론과 방송은 외면합니다.

온갖 쓸데없는 방송과 기사들이 대중의 이목을 빼았아가는 동안 한 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신음소리

조차 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 탤랜트와 가수들이 벗기 경쟁을 할 때 정말로 입을 옷이 없어 헐벗은 채 몸을 떨고 있습니다.

-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단돈 1백 원이면 한 끼를 배불리 먹일 수 있는데.

 

월 2만원이면 지구상 어디선가 한 아이의 생명을 살리고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

 

네 명이 걸어가면 그 중의 한 명은 기독교인이고, 다른 한 명의 불교인이고, 다른 한 명도 종교인이라는데...

대한민국의 심성시계는 어디에 놓여 있을까?

대한민국의 인권지수는 어디쯤 있는 것일까?

 

사는 걸 돌아보게 하고, 부끄럽게 하고, 그래 무언가를 그래도 해야 하지 않는가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김혜자가 흘린 눈물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모두가 함께 넘실되고 춤추게 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