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영도가는 길 - 윤원일

강현만 2012. 5. 14. 03:33

    김진숙, 그녀는 광야를 불태운 '한 알의 불씨' 였다. -- 정재권 언론인

 

    한진중공업 사태 때 고공 크레인 위에서 309일간 농성했던 민주노총 김진숙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은 5일 트위터에

    "현장이 무너진 자리, 종파(종북파)만 독버섯처럼 자란다"며 "대의를 거스르는 어떤 계파나 분파적 행위도 대중들의 신뢰를 잃을 뿐"이란 글을 올렸다.

    그는 "현장에 가보면 활동가들 어깨가 바닥까지 처져 있다. 조합원들이 (진보당에 낸) 후원금을 돌려달라, 탈당한다 난리란다"라고 했다.

 

    윤원일 작가가 쓴 '영도가는 길' 책 속에 나는 진보당의 경기동부광주전남연합 주사 당권파의 무지몽매하고 추악한 본질이 겹쳐진다. '한 알의 불씨'로서 김진숙지도위원의 투쟁을 소위 진보라 이름 불리는 '경기동부광주전남연합 주사 당권파'라 불리는 이들이 어떻게 이용하고 까먹고 배불리는지 덧붙여 진다.

 

    '영도가는 길'이 때마침 진보당 운영위원회, 중앙위원회와 맞물렸다. 진보당 비례후보 선출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불법부정 선거의 진상조사위원회 발표는 진보당을 바로세우는 쇄신과 혁신의 자리로 서지 않았다. 경기동부광주전남연합 주사 당권파로 통칭되는 세력들의 몰상식과 폭력으로 '상상을 뛰어 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그들만의 행태를 여과없이 노출했다.

 

    '영도가는 길'은 3차 희망버스를 중심으로 작가의 동선을 따라간다. 1박 2일이다. 희망버스 주력군이 아니다. 시대의 아픔을 담고자 하는 작가이고 객관성을 확보하는 삼자로서 여정이다. 희망버스를 따라가려는 작가의 시작부터 타박이다. 아내의 무관심과 괜한 핀잔이다. 끝머리에 여류소설가가 말하는 희망버스가 묻지마 관광이냐는 소리처럼 '영도가는 길'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다 살자고 데모하는 건데......", "인정머리 없는 인간들 같으니, ... 살만한 것들이 더해." 라고 말하는 포장마차 여주인의 말처럼 '희망버스' 꽉 막힌 천민자본주의 대한민국이 토대다. 조금 나누고 살리기 보다는 절대 나눌 수 없으며 죽어도 좋다는 가진자들의 부자논리가 연기처럼 여기저기 스물스물 스며들어 일반화되어 나타나는 경박함이다.

    "그럼 회사는 망해도 됩니까? 모두 지 할 탓에요. 해고됐다고 다 노숙자 되고 자살하는 거 아닙니다." 라고 주장하는 택시기사의 주장에서는 시대의 패배의식과 회사를 내 것처럼 생각하는 착함과 무지함이 뒤섞여 있다.

 

    김진숙노동자를 만나지 못했고 크레인도 볼 수 없었지만 희망버스에서 확인된 언론의 왜곡과 과대포장, 어버이연합의 더러운 배경과 불법폭력, 지자체기관의 관제횡포 등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해 우리 사회의 메카니즘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몸담고 있는 소설가협회도 순수문학이라는 문뒤에서 오직 "자신을 위해 소설을 쓰고" 있다는 어떤 소설가의 말속에서 동물적 속성의 한계를 비판하고 있다.

 

    상식과 소통이 쉽지 않다. '희망버스'를 '절망버스'로 만들고자 애쓰는 이명박근혜류가 있다면 그 속에 경기동부광주전남연합 주사 당권파로 칭해지는 이들이 함께하고 있는건 아닌지 고통스럽다. 황망하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