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스크랩] `누가 나에게 이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

강현만 2012. 12. 24. 17:32

 

'누가 나에게 이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

 

참혹하고 더러웠다.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어떻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무수하게 많은 인명을 죽음으로 내 몬 독재자의 딸이 대를 이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 만 현실을 도저히 받아 들이기가 쉽지 않다.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쓰면서까지 일왕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해방정국에서는 남로당원이 되었다가 경찰에 잡혀 죽을려는 순간에 동지들의 모든 명단을 팔아서 목숨을 부지하고, 군바리로 변신해서 군사쿠테타로 국정을 난도질한 박정희가 아니던가?

 

집권기간 내내 중앙정보부를 이용해서 숱하게 많은 사람들을 지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잡아다가 고문하고 죽인 자다. 어린아이부터 톱탈렌트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강제로 여자를 불러다가 난장판을 벌인 자가 아닌가?

 

박정희가 독재를 했더라도 경제를 살렸단다. 이런 엿같은... 국민들 고문하고 죽이고 미국, 일본에서 장기저리로 돈 빌려 그 돈으로 재벌기업에 온갖 특혜주고 매춘관광까지 하면서 지 떡고물은 고스란히 챙기고 노동자, 농민 허덕거려서 밥 먹여준게 경제 살린거라고 고맙다면 그 빌어먹을 밥 나는 안 먹을란다. 

 

그런데 그런 박정희의 딸래미가 대를 이어서 대통령이 된 것이다. 이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이북에 삼대세습이나 대한민국에 독재세습이나 어떤 차이가 있다고 세상에 풀어 댈거나!

 

설치는 밤잠에 현대차비정규직, 쌍차 등 철탑노동자들의 모습이 분노로 가슴을 때렸다. 깨어있는 민중이 겪어야 할 고초가 너무 크다.

무지랭이 가난뱅이 서민이라고 하는 밥통들에 대해 내가 더 이상 어떤 인내를 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물었다. 독재자도 좋고 지그네들 삶을 옭아매는 재벌정당이며 재벌대변하는 후보인데도 좋다면 그런 서민은 그렇게 개고생 더해야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이런 엿같은 개같은 현실의 저변에는 남과 북의 적대적 공범관계로 결탁한 수구반동권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대화도 토론도 이성의 공간이 자리할 수 없는 곳, 빨갱이 이 한마디... 빨갱이는 세상 모든 악의 근원, 실체의 유무도 존재의 유무도 필요하지 않다.

씨바, 인민은 먹고 살기 힘들고 뻑하면 해외에 식량구걸 하면서 무슨 미사일, 로켓 발사로 허장성세야 선거 때만 되면 더 이상한 짓거리를 하면서 수구반동권력의 동반강화를 해대는 꼬라지는 이제 지겹다.

 

마누라는 대한민국에서 못살겠다고 한숨을 푹푹 쉬다가 지쳐한다. 인가도 안된 중고부품 쓰는 원자력발전소, 마약하면서 일하는 원자력발전소도 조만간 터질 거란다. 이명박근혜정권하에서 산다는 게 너무 불안하다. 아이들도 어떻게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열불을 토한다. 가족간에 예민해진다.

 

지난 30년 민주화, 진보운동의 삶속에서 멘붕의 2012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통진당의 적나라한 실체로 멘붕을 겪고 박근혜대통령으로 참담하다. 

그런데 어쩌랴 이게 현실이라면 받아 들이는 수밖에...

그러면서도 눈뜨는 게 싫고 살아 있음이 다시금 고통일 수 있음을 절감한다. 살아 있어 감사하고픈 마음이 들지 않는 아침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래 세상이 그리 쉬우면 뭐 진작에 혁명도 이루어지지 않았겠냐? 세상살이가 그리 간단하더냐? 일제시대도 살았고, 한국전쟁도 겪었고, 군사독재 시절도 살아온 역사가 아니더냐?

 

늘 살아 있음에 부끄럽고 고마움을 표하는 마음가짐을 다시금 챙겨야 한다. 전태일열사, 광주영령, 박종만열사, 김세진·이재호열사, 조성만, 박종철 등 앞서간 선배들께 내 정신을 다시금 비춰야 한다.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다. 내가 가고 있다. 사람이기에...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아야 하기에... 사람이 사람일 수 있음을 자각하고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인가!

돈버러지들, 그 밑에 그 떡고물이라도 어떻게 주워 보겠다고 아둥거리는 추한 모습들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그 길이 내 길이지 않던가!

 

 

인터넷 검색으로 노래를 듣고 또 듣는다. 슬쩍 미소를 머금으며...

 

 

누가 나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네

내게 투쟁의 이 길로 가라하지 않았네
그러나 한걸음 또 한걸음 어느새 적들의 목전에
눈물 고개 넘어 노동자의 길 걸어 한걸음씩 딛고 왔을 뿐
누가 나에게 이길을 일러주지 않았네
사슬 끊고 흘러 넘칠 노동 해방의 이길을

출처 : 진보정의당 도봉구위원회
글쓴이 : 강현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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