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소동

  6억 소동

 

  2014년 4월 16일 아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 배에는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서 수백 여명의 사람들이 타고 있었다. 언론의 전원구조라는 이상한 보도부터 세월호는 무수히 많은 의구심을 여전히 짙은 안개에 흩뿌려 놓고 있다. oecd가입국이며, 세계경제대국 10위라고 설레발치는 모습과 너무도 판이하게 세월호 구조작업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는 세월호 안에 함께 침몰했던 학생, 사람들을 단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다. 연일 죽어가는 장면을 생중계하는 데 모든 시간을 허비했다.

 

  세월호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자꾸만 늘어나자 가장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대통령부터 죽일놈이라는 비난과 화살을 쏟아냈다. 모두가 돌로 쳐죽일 대상을 필요로 했다. 정복을 입고 탈출해도 아무 문제가 없던 상황에서, 왜 선장이 빤스 바람으로 탈출을 했는지? 왜 선원들은 승객처럼 행세했는지? 왜 해경은 선장과 선원을 별도의 공간으로 데려가 숙식을 했는지? 구조의 기본은 선미라는데 선수로 가서 선원을 먼저 구조했는지? 학생들이 맡았다는 화약냄새는 뭔지? 마스크를 쓰고 탈출한 묘령의 인물은 누구인지? 출항 하루 전날 배에 승선한 1등항해사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는지? 아주 초보적인 의문점조차 풀리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20년이었던 배 운항연한을 30년으로 늘려서 자본가의 이윤을 극대화하는데 일조한 이명박은 청해진, 해운업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규제완화을 여전히 대단한 개혁개조과제인양 주창하는 박근혜정부는 무얼 기대하는 것인가? 말이 포장되고 번지르르한 것이지 실제, 규제완화라고 하는 것은 민중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권력의 나팔소리가 아닌가?  

 

  세월호는 여전히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희생자 유가족의 피눈물과 절규, 민중의 눈물과 고통만 커지고 있다. 단 한 명도 구출하지 못한 권력은 반성도 쇼로 한다. 조문조차 쇼로 비치고 있다. 해경과 언딘의 유착관계는 오리무중이다. 해군참모총장의 통영함 구조명령도 차단되었다. 투명하게 드러나기 보다는 자꾸만 감추고 복잡하게 만들어가는 배후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의혹과 코미디의 정점에 6억이 자리잡고 있다. 청해진해운의 실세라는 구원파 유병언회장과 그 아들 유대균에게 현상금 6억이 걸렸다. 왜 못잡냐고 화내는 모양도 화면에 그럴듯하게 비춘다. 이제 세월호 참사, 학생과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천인공노할 원흉은 구원파와 유병언이다. 대단한 과녁을 찾았다. 구원파 본거지 압수수색, 신도들 체포수사, 그리고 전국에 현상수배 전단지가 다닥다닥 붙어서 보란듯이 살랑거리고 있다. 6억이다. 서민들 살림 확 바꿀 돈이다.

  수배전단에 붙은 죄목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이다. 전단 죄목은 그러한데 언론방송에서 유병언은 세월호 수백명의 목숨을 죽인 살인마처럼 그려지고 있다. 삼성 이건희, 현대 정몽구 등 그간 처벌 받아 온 재벌총수와 비교해도 유병언의 죄목은 그리 크지 않다. 그간의 재판 경험칙에 비춰보면 겨우 집행유예 정도다. 기업재벌에 내려진 판결상식(?)에 비춰보면 6억으로 호들갑을 떨고 있는 유병언 잡기는, 쇼도 이런 쌩쇼가 없다. 엄청난 검찰경찰군부대 인력까지 동원된 유병언 잡기 놀음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 소재다.

 

  앞으로 택시업주, 시내고속관광버스업주는 조심해야 한다. 정비사, 기사 잘못으로 승객이 죽게되면 유병언이처럼 승객을 죽인 원흉으로 언론방송을 통하게 될 것이다. 전단지 죄목은 정비불량, 횡령, 세금포탈로 휘날릴테지만……. 그나저나 구원파는 무슨 죄가 있다고 저렇게 작정하고 죽이려드는지 모를 일이다. 국가가 종교도 심사를 하기 시작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