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외

교장실을 없애십시오

강현만 2022. 4. 11. 23:53
김현철 교장쌤,

쌤은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려면 학교장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네. 쌤은 학교장 그러니 교장실을 없애십시오.
교장실을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활용공간으로 사용토록 조치하십시오. 아, 교장실은 어디로 가느냐고요. 교장책상은 교감실과 맞바라보거나 교무실, 행정실 어디에 책상을 놓으면 됩니다.

한때 저는 기초단체장을 꿈꾼 적이 있습니다. 노동자평균임금과 단체장실(시장, 구청장)을 없애고 민원실 옆 또는 주민이 언제든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는 곳에 책상을 두려고 했습니다. 건물 높은 곳이 아니라 주민이 자주 드나드는 1, 2층 투명하게 보이는 유리 공간입니다. 도대체 단체장이 뭐라고 그 넓은 공간과 비서를 차지하고 있어야 하나요. 관용차까지 말입니다. 걸어야 주민을 만나고, 필요하면 행정기관 공무차를 이용해도 되고 택시를 타야 주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넓은 교장실에 앉아 홀로 바라보면 흐뭇할 수 있을 겁니다. 교장실에 역대교장들 사진을 보면 말이죠. 그 사진도 교무실이나 복도 등 어디쯤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핀란드, 북유럽은 갖다 오면서 왜 내가 일하는 현장에서는 식민군사잔재에 찌든 한국식교육문화를 과감히 벗어 던지지 못하는 걸까요. 신기하기만 합니다. 교직원, 학생, 마을과 함께 호흡하는 교장이라면 위엄을 가진 교장실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호흡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