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목적이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일까?
이 질문과 답변에 대해서 나는 아니다라는 생각과 무언가 잘못 되었어 하는 의문을 간간히 계속해서 던지곤 했다.(사실 도당홈피의 글에서 제목부분만 보았고, 지금 글을 쓰면서 김형탁대표의 글 전문을 읽어 보았다. 약간의 강조점 차이는 있으나 제목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가지는 의문은 이런 것이었다.
왜 정당의 목적이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되어야 하는가? 이러니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보수정당이나 기존정당도 여전히 이런 논리연장에서 충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진보정당도 진보정치인도 특별한 문제의식없이 이런 질문과 답변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이러니까 진보라면서도 그렇게들 권력에 집착하고, 정파적 배타성과 아집에 사로잡힌 행태들을 보이는 것 아닌가? 그것도 인민을 위한다는 명제하에......
저런식의 선문답이 지배계급의 논리이고, 이 지배계급의 논리에 진보라는 동네조차 자연스럽게 오염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가슴이 답답했다.
권력을 잡는 게 정당의 목적이라는 단순논리에 빠져 있거나 익숙해 있기 때문에 혹시 정치의 발전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인민은 주변부 들러리에 불과하고 오직 권력만이 정당의 전면에 있는 것은 아닌가?
형식논리 같기도 하고,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정당의 목적은 “인민의 삶을 편안케(행복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진보동네나 진보정당에서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잡는 것이 아니라 “평등, 평화, 민주, 인권이 높이 실현되는 인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정당의 목적을 이렇게 새롭게 명확히 하지 않으면 진보정당도 기존수구정당이나 보수정당과 다를 바 없이 권력을 쫓는 집단으로 똑같이 되고 만다. 권력을 목적으로 하는 데서 아무런 정의도 역사도 없다.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민주노동당에서 보여진 모습과 분당에서 나타난 모습들도 알게 모르게 정당의 목적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는 명제에 빠진 우리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조그만 성취에 마치 당장 대단한 호박이라도 굴러 떨어질듯이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은 아닐까? 인민을 편안케 해야 할 목적이 권력다툼이라는 목적으로만, 주객전도된 더러운 모습을 너무도 충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설사 진보정당이 권력을 못잡으면 어떤가? 꼭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아야만 하는가?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지 못하면 세상의 진보는 이루어지지 못하는가? 인민의 삶은 불행해지기만 하는가?
아니다.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지 않아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진다. 인민의 삶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인민이 그 요구에 서 있기 때문이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영웅심과 독재논리처럼 진보정당이 아니면 세상의 정의도 실현될 수 없는 것처럼 유별을 떠는 것도 자기기만이요. 자기부정이다.
이제라도 진보동네에서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잡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될 듯 싶다. 우리에게 정당의 목적은 “인민의 삶을 편안하게(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수구보수정당에게 있어서 목적은 ‘권력’을 쫓는 불나방들이 모여 있다면, 진보정당에는 인민의 평등, 평화, 민주, 인권 등을 제대로 실현하는 정의로운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한다. 진보정당에서 권력은 덤이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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