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목적이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일까?

강현만 2009. 4. 24. 06:08

정당의 목적이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일까?
철이형, 2008-10-28 12:36:07 (코멘트: 5개, 조회수: 255번)
 

정당의 목적이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일까?


이 질문과 답변에 대해서 나는 아니다라는 생각과 무언가 잘못 되었어 하는 의문을 간간히 계속해서 던지곤 했다.(사실 도당홈피의 글에서 제목부분만 보았고, 지금 글을 쓰면서 김형탁대표의 글 전문을 읽어 보았다. 약간의 강조점 차이는 있으나 제목부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가지는 의문은 이런 것이었다.


왜 정당의 목적이 권력을 잡는다는 것이 되어야 하는가? 이러니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보수정당이나 기존정당도 여전히 이런 논리연장에서 충실하고 있는 것 아닌가?


진보정당도 진보정치인도 특별한 문제의식없이 이런 질문과 답변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이러니까 진보라면서도 그렇게들 권력에 집착하고, 정파적 배타성과 아집에 사로잡힌 행태들을 보이는 것 아닌가? 그것도 인민을 위한다는 명제하에......


저런식의 선문답이 지배계급의 논리이고, 이 지배계급의 논리에 진보라는 동네조차 자연스럽게 오염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가슴이 답답했다.

권력을 잡는 게 정당의 목적이라는 단순논리에 빠져 있거나 익숙해 있기 때문에 혹시 정치의 발전이 없는 것은 아닐까? 인민은 주변부 들러리에 불과하고 오직 권력만이 정당의 전면에 있는 것은 아닌가?


형식논리 같기도 하고,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정당의 목적은 “인민의 삶을 편안케(행복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진보동네나 진보정당에서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잡는 것이 아니라 “평등, 평화, 민주, 인권이 높이 실현되는 인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정당의 목적을 이렇게 새롭게 명확히 하지 않으면 진보정당도 기존수구정당이나 보수정당과 다를 바 없이 권력을 쫓는 집단으로 똑같이 되고 만다. 권력을 목적으로 하는 데서 아무런 정의도 역사도 없다.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민주노동당에서 보여진 모습과 분당에서 나타난 모습들도 알게 모르게 정당의 목적이 권력을 잡는 것이라는 명제에 빠진 우리 모습들은 아니었을까? 조그만 성취에 마치 당장 대단한 호박이라도 굴러 떨어질듯이 난리법석을 떨었던 것은 아닐까? 인민을 편안케 해야 할 목적이 권력다툼이라는 목적으로만, 주객전도된 더러운 모습을 너무도 충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설사 진보정당이 권력을 못잡으면 어떤가? 꼭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아야만 하는가?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지 못하면 세상의 진보는 이루어지지 못하는가? 인민의 삶은 불행해지기만 하는가?

아니다. 진보정당이 권력을 잡지 않아도 세상은 조금씩 나아진다. 인민의 삶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인민이 그 요구에 서 있기 때문이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영웅심과 독재논리처럼 진보정당이 아니면 세상의 정의도 실현될 수 없는 것처럼 유별을 떠는 것도 자기기만이요. 자기부정이다.



이제라도 진보동네에서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잡는 것이 되어서는 아니될 듯 싶다. 우리에게 정당의 목적은 “인민의 삶을 편안하게(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수구보수정당에게 있어서 목적은 ‘권력’을 쫓는 불나방들이 모여 있다면, 진보정당에는 인민의 평등, 평화, 민주, 인권 등을 제대로 실현하는 정의로운 사회,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야 한다. 진보정당에서 권력은 덤이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것 말이다.

5 댓글
철이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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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우
정당이 탄생을 한 것은 봉건적 왕조에 대한 대립 입니다.
왕조 타도를 통하여 인민의 참정권 확대와 부의 재분배를 목적으로 19세기말과 20세기 초반을 경과하엿기에
당시의 정당 목적은 당연히 권력을 잡는 것입니다.

이것이 국가주의의 틀 속에서 상호 파워게임 = 권력 투쟁 을 하기에 우리는 정확히 주어진 질서속에서의 자본주의를 틀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권력 투쟁이라고 합니다.

그것을 넘어서기 위하여 진보는 생활속의 민주주의와 이것이 상호 소통의 기조를 갖추기에 실제적인 권력투쟁이 아니라 자본가를 넘어서기 위하여 집단성이 있는 노동자의 중심성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실제적으로 사고의 한계와 시대성으로 인하여 노동자 민주주의가 방법에서 오류를 나타내는 권력투쟁에 맹목성을 갖습니다.

이제는 생활속의 민주주의가 방법마저도 제대로 된 합의의 공개적인 절차를 요구하는 시대로 21세기 민주주의의 핵심은 노동자 민중의 자유로운 의지의 분출을 시민의 역동성을 통하여 발현을 시키는 형태가 제대로 된 과정을 통하여 사회를 진보시키는 방식이 된 다고 봅니다.

20세기에 정당의 목적은 권력을 잡는 것 입니다. = 시대적 의식의 한계
21세기에 정당의 목적은 제대로 된 사회를 만들어 나가면서 진보의 원칙에 맞는 권력을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21세기 진보정당은 세밀하고 정확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론적인 면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준이 진보의 관점을 정확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실제로 만들어 나간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08-10-28 13:20:25
sx90
진상우샘/ 그렇다면 진샘이 보시기엔 지금의 진보신당의 모습에 염려되는 점은 없는지요 ?
2008-10-28 13:31:45
진상우
sx90님 제가 개인적으로 보기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 일부에서 생각없이 민주노동당과 2010년에 선거연합을 하자는 주장
2) 조선노동당의 반동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제시를 등한시 하는 막연성
3) 진보의 정체성에 대한 제2창당 준비팀의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시안 제시
4) 각개 약진 속에서 스스로 민중의 역동성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하는 듯한 당의 흐름
(일요일 비정규직 전국 집회에 서울에서는 당대표 한 분이 오셨더군요 - 모두 개인적으로 바브신 것들은 이해를 합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여 이정도로 다듬습니다.

전국 민족민주열사 추모제에서 노동자의 힘 활동가 선배 한명이 웃으면서 이러 더군요
자기들이 열심히 투쟁해서 노동자 정당을 만들면 옆에서 이득을 취하려고 하느냐고..... 저보고도 함께하자고 제안을 하였지만 사양을 했습니다.

자칭 활동가들이라면 각자 나름대로의 정세를 보는 판단들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미숙하고 부족해 보이더라도 조금은 당이 넓어져야 한다고 며칠전 60대의 선배에게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도 잃지말아야 할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곁들여서요..........

저는 내년 중순이 되도 진보신당이 많이 부족하고 힘들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각 정치세력의 역관계속에서 위상찾기는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봅니다.

문제는 지자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보수정당 흉내내기 식이거나 알아서 후보를 나가는 식이 아니라
진보의 정체성에 맞는 활동의 결의를 막연히 하기 보다는 정확히 지금부터 당이 지켜나가야 하는 기준과 원칙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노동해방의 민주주의 사회는 제대로 된 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당적 구조만이 가능하다는 것은 앞으로도 불변의 원칙이라고 봅니다.
2008-10-28 13:45:26
fender
'기업의 목적은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와 같은 수준의 명제가 아닐까요? 기업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라는 게 돈말 벌면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는 뜻은 아니겠죠...

그리고 기업을 운영하고 기업에 취직해서 일하는 사람들의 궁극 목적은 사실 화폐의 소유 자체가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갖는 것이니 어쩌면 돈을 무한정 버는 것보다는 적절히 보수를 받고 여가도 남는 그런 환경을 원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같은 비유라면 정당의 경우도 정당의 목적이 정권 획득이라 해서 정권만 잡을 수 있으면 다된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결국 정권이 있어야 정당이 추구하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으로 정권창출을 목표로 한다고 할 수 있겠죠.

만일 그러지 않고도 이상실현이 가능하다면 - 예컨대 특수한 소수의 관심사를 대변해서 존재 자체로 의의가 있는 경우라던지 - 상관없겠지만 진보신당이 그런 경우에 해당하는 지는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2008-10-28 13:48:04
이진숙
철이형의 시기적절한 문제제기에 진상우님 펜더님의 공감가는 댓글들이었습니다. 끄덕끄덕~
2008-10-28 14:2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