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산다는 것이...

강현만 2009. 11. 22. 00:53

산다는 것에 대한 표현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도닦기'라는 말이다.

 

지난 14일에는 장신대 출신 몇몇 사람들과 집들이를 빙자한 회합을 가졌다.

집사람 포함해서 도합 6명이 모인 자리였는데, 왜 그리도 하고픈 말들이 많은지 기나긴 시간이

숱한 말들로 조용할 겨를이 없었다.

아이들 키우는 문제, 공부에 대한 문제, 살아가는 문제 등 각자가 털어 놓을 이야기들이 너무도 많다.

어쩌면 당위이고 뻔한 문제들이지만 정작 부닥치면 만만하거나 쉬운게 별로 없는 게 우리네 인생사에서

부딪치는 문제인가 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택시라도 하게 되면서 삶의 작은 안정은 찾은것 같은 모씨,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게 없어서 여전히 나그네같은 꿈을 꾸는 인생을 가진 모씨, 여전히 지가 나름 서야 할 곳에 서고자 끊임없이 애쓰고 노력하는 모씨, 목사이지만 목사로서 티보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데 노력하는 모씨.

 

술이 무르익고 취기가 오르니 크게 원하지는 않지만 모두를 지배했던 신학대학이라는 공간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니 신앙이니 하는 것이 대화를 주도하게 된다.

 

대형교회나 부귀명예권세에 찌든 목사들과 종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은 모두의 공감대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개인이 가지는 신앙으로서 한계는 뼛속 깊다. 자유로워지기가 너무도 어렵다. 무엇이 지배하기에 그럴까?

 

문학소년과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은 목마름을 해갈하지 못하는 인간은 어쩌자고 마눌과 남편을 두고서 가정을 깨지 않는 선에서 자유연애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설파해서 집사람으로부터 문제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일을 자초하는지 모를 일이다. 아직도 우리 집사람을 몰라서 그러는 건지...ㅋ

 

삶의 형편이 어떠하든 여전히 가슴속에 약하고 어려운 자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대의는 가진 사람들이기에 삶의 모양이 말만큼이나 크다.

 

 

지난 18일에는 안양엘 갔다.

안양에서 어쩌면 나를 가장 반가워 할 사람들이다.

민노당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서 늘 가까이 있었던 장이석, 분당 말미에 인연을 맺어서 이래저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그래도 인간적 공감대로부터 가까워진 김선홍.

 

사형제폐지론과 낙태에 대해 의견이 오갔다. 나는 사형제폐지론자이고 낙태 동의론자이다.

무엇이 진보냐라고 하는 영역에서 상당한 이견이 존재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나는 사회과학적 유물론자이자 인본주의자로서 사형제는 당연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낙태는 인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 이석이가 예전과 다르게 세상에 대한 의견이 조금은 변화하거나 모양이 이상해지고 있지 않나 싶다. 예전에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는데 무엇이 그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돈버는 이야기에 들어서서는 나보고 다른 것 신경쓰지 말고 편의점 열심히 해서 분점내라고 한다.

나는 선홍이에게 니가 정말 돈 벌고 싶다면 딱 3년만 술을 끊으라고 했다. 선홍이는 딱 3년만 술 끊으면 돈버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술로 다음날 힘든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나는 그들과 만남, 그 자체로서 기쁘고 행복하다.

 

 

'도닦기' 인생에서 나는 얼만큼의 도를 닦았는지 살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