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독서

이름 대 이름이 의미하는 것

강현만 2020. 7. 2. 22:22

- ‘이름 대 이름’이 의미하는 것

 

“데모크라티 바겐!”, ‘민주주의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자’, ‘민주주의 어디까지 할 수 있나’.
서독에서 1969년 2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사민당 빌리브란트가 내건 선거구호였다. ‘민주주의 다 해보자.’

 

68혁명 이전 독일에서 교수의 직함은 “매우 존경하옵는 교수이자 박사이신 김누리 씨” 이런 식으로 장황하게 불렀었다. 68혁명 이후에는 “누리!”로 이름만 부르게 되었다. 문화혁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교수와 학생은 서로 이름을 불렀다. 교수들은 ‘나는 여러분과 함께 연구하는 사람으로서“라는 학생과 동격의 연구자로 대우하는 문화의 변화, 문화 민주화가 되었다.

 

사람은 관계이고 문화는 인간과 인간이 맺는 관계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68혁명 이후 독일은 남녀,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식, 아내와 남편 등 모든 관계들이 수평적으로 바뀌었다. -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 김누리]

 

우리는 문화에 있어서 민주주의가 어떠한가? 우리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므로 해서 5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졌다. 노무현 정부가 있었고, 문재인 정부 시대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다하고 있는가? 민주주의 할 수 있는 데 까지 다 하고 있는가? 아니면 허무하고 허탈한 심정을 곱씹고 있는가?

 

한국에서 대학사회는 어떤가? 교수라고 하는 자들은 어떤가? 갑질과 권위주의가 뼛속까지 박힌 봉건영주로 살고 있지 않는가? 낡은 봉건적 잔재는 어디를 가나 나이를 따지고 직함을 세우고 서열을 정하고 무늬만 민주주의를 하고 있지 않는가?

 

진보운동을 한다는 자들도 낡은 봉건적 질서에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 뒷골목 양아치의 수준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직적 관계의 깃발에 익숙하다. 이런 척박하고 천한 민주주의가 민주당 586같은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다. 오직 미통당만이 적이고 비교대상이다.

 

한국에서 민주주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천박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