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위 글을 보고 예전에 썼던 글이 떠올라 달았던 댓글... 최병현
(전략)
80년대 초 베스트셀러였던 김성동 작가의 '만다라'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주인공이 동료 승려와 환속해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그 동료와 친분이 있는 모 대학 교수의 집에 찾아갑니다.
그는 재야운동에도 몸 담고 있는 이른바 진보적 지식인인데, 주인공 일행을 맞아 고급 양주를 꺼내 술을 마십니다.
당시의 시대배경인 70년대에 웬만한 사람들도 양주를 마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던 시절..
맨날 노동자 민중을 얘기하던 당신이 양주를 마시는 건 이중적, 위선적이 아니냐는 동료의 질책에 교수는 이렇게 항변합니다.
'이건 내 정당한 노동의 댓가로 구입한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자체가 특혜입니다.
이 인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노동자와 민중을 얘기하던 그의 말들은 당연히 모두 거짓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학생운동부터 시작해 사회운동을 하며 진보와 민중을 얘기했던 우리들의 과거 역시 모두 허위의식으로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 민중들은 못 쓰는 소위 엄빠 찬스를 없애자는 게
당시 그리고 지금까지도 우리들의 신념이고 이상이고 목표였다고 생각합니다.
(100% 완벽한 원리주의적 사고를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사적인 차원을 넘어서 이를 공론화하고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자 무리를 범하는 순간부터 진보는 진정성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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