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 시집(범우문고)
피천득(1910~2007). 서울출생. 1940년 중국 상하이 후장대학 영문과를 졸업했다. 그 이후 서울대에서 교수를 했다. 1930년 신동아 ‘서정소곡’ 발표로 작품 활동을 했다. 피천득 하면 잘 모르지만 수필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이 피천득의 시는 서정적이다. 그 서정성이 작고 적고 소소하고 일상의 소박함이 묻어난다. 시는 읽으면 이해할 수 있고 짧고 간결하며 부담이 없다. 시대의 고뇌나 사회의 질곡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신기하다는 생각, 대단하다는 생각,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삶이 일상의 작은 기쁨과 슬픔, 소소한 웃음과 신기한 것으로만 채워지고 담겨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의 절벽을 절벽치고 교수라는 삶이 주는 무난한 생애가 시와 수필에서 나타난 모습은 아닐까 싶었다.
세상의 고뇌와 고통에 지치고 신음하는 사람들이 차원을 달리하는 서정성으로부터 위로를 느끼는 것이리라. 피천득의 시에도 오늘 나는 너무도 퀭하다. 머리는 쓸쓸하고 가슴은 외롭고 발길은 허전하다. 거기에 전쟁과 기후위기로 닥칠 불안한 미래가 근심을 보태고 있다. 약하고 소외된 그늘에 해가 되지 않기를... 내일은 오늘의 번잡한 고뇌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꿈2
흡사
버들가지 같다 하기에
꾀꼬리 우는 강가로 갔었노라
흡사
백조라기에
수선화 피는 호수로 갔었노라
무제
설움이 구름같이
피어날 때면
높은 하늘 파란빛
쳐다봅니다
물결같이 심사가
일어날 때면
넓은 바다 푸른 물
바라봅니다.
연정
따스한 차 한 잔에
토스트 한 조각만 못한 것
포근하고 아늑한
장감 한 짝만 못한 것
잠깐 들렀던 도시와 같이
어쩌다 생각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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