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목사도 있네. 구교형 목사의 글
근현대 최대 성과라는 찬사를 받아온 대중 민주주의가 대자본에 포획되어 한없이 무너져 내리는 게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되어가고 있다.
아무리 미국이 막장이 되었다지만 저런 사람이 어떻게 미국 대통령을 두번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황망한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이에 뒤질세라 한국 대통령은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과하라니 에이, 사과나 받아라."라는 웃긴데 비통한 기자회견을 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워낙 큰 소동들에 가려졌지만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결국 한 건 했다. 오랜 논란과 비판을 맞아가면서도 이런 어수선한 때 결국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은근슬쩍 폐지하겠다고 결정해 버렸다. 명목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주식시장의 소액 투자자의 의욕을 살리기 위해서란다.
웃기고 있다.
금투세 과세 대상은 연간 5,000만원~1억원의 투자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굴릴 수 있어야 하고 전체 인구의 약 0.9%에 지나지 않는다. 이게 경기회복이나 민생경제와 무슨 상관인가?
만만한 서민 근로소득자는 몇푼을 벌든 원천징수되는데 반해, 근로소득자보다 한번에 훨씬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금융소득에 지금껏 전혀 세금을 물리지 않다가 이제야 시행해 보려는 찰라 그냥 폐지하겠단다. 도대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경제원론 ABC는 누구에게만 적용되는가? 이게 과연 공정이며 정의인가?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 6월부터 현행 12억이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17억까지 올려주자는 주장도 했다. 공약으로 내 걸었던 윤 대통령과 국힘당은 물론 환영이다. 국회에서는 서로 삿대짓하면 싸우는 것 같지만, 전리품에 대해서는 눈물겨운 여야협치가 엉뚱한 데서 꽃피고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그동안 윤 정부의 부자 감세 비판하더니, 도대체 집권하면 무슨 세원으로 보편복지를 실시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솔직히 말하자. 이를 앞장서 주장한 의원들이 대부분 부자 지역구이고, 민주당 지자들도 이미 전통적 서민, 중산층을 넘어 부동산, 학원, 금융부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 덕분에 상대적으로 이재명과 민주당의 문제가 가려지고 있지만, 이미 심각하다. 그들에게는 행운인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비극이다. 이제 기득권을 작심하고 옹호하는, 입으로만 하는 진보개혁정치다.
나는 이런 민주당의 퇴행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며 이재명 탄원서를 외치는 분들의 진보개혁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물론 윤석열 날리고 국힘당 저지가 국정과 정치의 모든 것이라 믿는다면 할 수 없지만 말이다.
내가 구독하는 한겨레나 시사인의 비판기사는 물론 경실련, 민변, 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조차 규탄 성명을 내고 있는데, 희년 경제를 외쳐온 우리도 민주당과 이재명 규탄 한 마디쯤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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