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간다 – 김성달 끓는 빗물에 들어가야 할 국수 면은 들어가지 않았다. 자꾸만 찬물만 부었다. 이삿짐 트럭은 오지 않고, 여자는 이사 가야하는데 하는 문자를 쓰다가 만다. -엄마, 보고 싶어. 아들이 보낸 마지막 문자다. 여기까지 읽고서 진도 나가기가 어렵다. 가슴이 아파온다. 눈이 먹먹해졌다. 정신이 어지럽다. 세월호 이야기다. 해고노동자였던 남편은 오랜 세월 해고 투쟁을 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아들이 7살 때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엄마는 말을 잃었다. 남편의 건강을 위해 하던 경락은 남편의 죽음 이후 직업이 되었다. 엄마는 세상의 절반을 닫았다. 아들이 있어 사는 이유가 되었다. 아들은 아빠로부터 건강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고생하는 엄마를 보며 일찍 철이 들었다. 해양고등학교 기관과를 졸..